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스탈린과 박정희

옛날부터 가끔씩 생각해 오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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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blog.aladdin.co.kr

이 아저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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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ask.nate.com

이 아저씨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

마침 한겨레 21에서 중앙대 교수이신 신광영님이 비슷한 내용을 기사를 쓰셨더라.


스탈린 소비에트 연방을 통치하던 1924년과 1953년 사이에 소위 "지도자"로서 해낸 업적을 보면,

  1. 유럽의 후진 2류 농업국 러시아를 첨단 중공업국 소련으로 탈바꿈시킴.
  2. 비약적으로 향상된 공업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최강 육군 전력의 히틀러 독일과의 4년 전쟁을 승리로 이끔.
  3. 결과적으로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는 초강대국 소련 탄생.

잘 생각해보면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무시무시한 실적이다. 자료를 찾아볼 수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이 기간 중의 소련의 경제 성장률도 사실 어마어마 했을 꺼다. 스탈린 이전의 소련과 이후의 소련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그 비중은 너무너무 다르다. 유럽의 중소 열강에서 냉전의 거대한 한축으로. 과학 기술 면에서도 영국과 프랑스에 언제나 한참 뒤쳐져있던 2류국가가 우주에 사람을 가장 먼저 보내게 되는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 이후 40여년 동안 미국 중심의 서구를 위협했던 "소련 제국"의 그 막강한 힘은 사실 이 스탈린 시절에 그 기본이 다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바탕은 무엇보다도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높아진 공업 생산력이다.

박정희도 스케일이 좀 작긴 하지만 스탈린과 비슷한 종류의 성취를 해냈다. 아시아의 가난한 농업국가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굴지의 공업국가로 바꿔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 "위대한" 업적으로 말미암아 그는 수많은 과오와 몇몇 분명한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위치를 오랜 기간 누리고 있다. 현 집권 여당의 두 지도자-이명박과 박근혜-는 분명한 박정희의 정신적 생물학적 후계자이고 이들의 정치적 인기의 상당 부분이 바로 그 사실에서 온 것이기도 하다.

박정희의 대한민국 공업화 프로젝트의 성공 바탕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국가 권력이 경제의 모든 것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개발 독재가 있었다. 박정희를 반공투사로 더 기억하고 싶어하는 열망 덕분인지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사실 박정희의 "5개년 계획"은 레닌에 의해서 기획되고 스탈린에 의해서 실행된 같은 이름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모델로 한 것이다. 이 방식이 어찌되었건 공업화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스탈린도 박정희도 대성공을 거둔 걸 보면 말이다. 이승만은 "5개년 계획" 기획안이 올라왔을 때, "우리의 원수 스탈린을 따라할 수는 없다"라면서 거부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는 젊은 시절 공산당원이었고 그때문인지 경제 계획 개발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을 수도 있겠다. 박정희가 뼛속까지 진짜 반공주의자에 자유주의자여서 경제를 계획한다는 생각 자체를 혐오했더라면, 어쩌면 지금 우리는 남미와 비슷한 경제 환경에서 살고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난 사실 박정희는 작은 스탈린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둘은 비슷한 방법으로 어마어마한 경제 성장을 이뤄냈고, 또한 범죄행위를 통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독재자였다. 단지 둘의 여건이 많이 달랐던 탓에 그 스케일도 많이 차이났던 것 뿐이었다. 만일 박정희가 그 시대가 필요로 했던 그런 존재였다고 인정한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뤄낸 그의 선배 스탈린에 대해서도 똑같이 평가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가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구해낸 영웅이기 때문에 그를 존경한다면, 몇십배나 되는 많은 러시아 사람들을 오랜 지독한 가난에서 구해내고 그들을 노예로 삼으려던 나치 독일의 침략을 물리친 전쟁 영웅 스탈린도 존경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스탈린을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을 이해어린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것이다. 나는 아마 평생을 가도 스탈린을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여러가지 측면에 흥미를 느낄 수는 있을지언정.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박정희도 좋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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