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4일 토요일

책을 지르게 만드는 책!

그렇다! 세상에는 그 책만 읽어도 그냥 즐거운 "혼자서도 잘해요" 책이 있는 반면에, 읽다보면 다른 책들도 사고 싶어져서 안달 복달하게 만드는 책들도 있다. 전에 봤던 "다윈의 식탁"이 딱 그런 녀석이었는데, 이번에 산 요책도 바로 그런 장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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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www.aladdin.co.kr


화장실에 앉아 홈쇼핑 가이드를 뒤적거리다 보면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어져서 심히 괴로와지지 않던가. 이 책을 읽다 보면 딱 같은 심리 상태에 처하게 된다.

"아, 이 책 어릴 때 봤던 건데 다시 보고 싶다.."
"이름만 들어봤었는데 그 책이 이런 내용이었어? 한번 읽어 봐야 겠군.."
"어? 내가 읽을 때는 이런거 생각 못 했었는데? 도대체 뭘 봤었단 말인가.. 다시 함 볼까?"

이 냥반, 항상 '지식의 소매상이 되는 게 꿈이예요'라고 노래를 부르시더니, 이제 판을 키워서 '지식의 도매상'이 되기로 마음을 잡수셨나 보다. 이 책도 저 책도 한번 읽어 보시라고 사람을 살살 꼬시는데 그 솜씨가 참으로 발군이다. 인터넷 서점 쇼핑카트를 채웠다 비웠다하며 이랬다 저랬다 하게 만들었으니 출판사들은 어쩌면 이 책을 홍보하는 것이 다른 책 두권을 홍보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겠다. 아니, 차라리 공짜로 뿌려서 다른 책들을 구매하도록 유도해보는 것도 생각해봄직 하겠다.

아아..그러나 책을 사는 일은 참으로 쉬우나 읽는 것은 언제나 어렵지 않던가. 사놓고는 읽지 않고 쳐박아 둔 책들이 침대 옆 한가득인데 말이다. 난 결코 이런 '흉악한 책'은 사지 말았어야 했었다. 오늘도 촘촘하고 빽빽한 카드 고지서를 보며 지름신에 홀린 이 마음을 가다듬으련다.

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스탈린과 박정희

옛날부터 가끔씩 생각해 오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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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blog.aladdin.co.kr

이 아저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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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ask.nate.com

이 아저씨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

마침 한겨레 21에서 중앙대 교수이신 신광영님이 비슷한 내용을 기사를 쓰셨더라.


스탈린 소비에트 연방을 통치하던 1924년과 1953년 사이에 소위 "지도자"로서 해낸 업적을 보면,

  1. 유럽의 후진 2류 농업국 러시아를 첨단 중공업국 소련으로 탈바꿈시킴.
  2. 비약적으로 향상된 공업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최강 육군 전력의 히틀러 독일과의 4년 전쟁을 승리로 이끔.
  3. 결과적으로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는 초강대국 소련 탄생.

잘 생각해보면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무시무시한 실적이다. 자료를 찾아볼 수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이 기간 중의 소련의 경제 성장률도 사실 어마어마 했을 꺼다. 스탈린 이전의 소련과 이후의 소련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그 비중은 너무너무 다르다. 유럽의 중소 열강에서 냉전의 거대한 한축으로. 과학 기술 면에서도 영국과 프랑스에 언제나 한참 뒤쳐져있던 2류국가가 우주에 사람을 가장 먼저 보내게 되는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 이후 40여년 동안 미국 중심의 서구를 위협했던 "소련 제국"의 그 막강한 힘은 사실 이 스탈린 시절에 그 기본이 다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바탕은 무엇보다도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높아진 공업 생산력이다.

박정희도 스케일이 좀 작긴 하지만 스탈린과 비슷한 종류의 성취를 해냈다. 아시아의 가난한 농업국가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굴지의 공업국가로 바꿔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 "위대한" 업적으로 말미암아 그는 수많은 과오와 몇몇 분명한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위치를 오랜 기간 누리고 있다. 현 집권 여당의 두 지도자-이명박과 박근혜-는 분명한 박정희의 정신적 생물학적 후계자이고 이들의 정치적 인기의 상당 부분이 바로 그 사실에서 온 것이기도 하다.

박정희의 대한민국 공업화 프로젝트의 성공 바탕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국가 권력이 경제의 모든 것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개발 독재가 있었다. 박정희를 반공투사로 더 기억하고 싶어하는 열망 덕분인지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사실 박정희의 "5개년 계획"은 레닌에 의해서 기획되고 스탈린에 의해서 실행된 같은 이름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모델로 한 것이다. 이 방식이 어찌되었건 공업화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스탈린도 박정희도 대성공을 거둔 걸 보면 말이다. 이승만은 "5개년 계획" 기획안이 올라왔을 때, "우리의 원수 스탈린을 따라할 수는 없다"라면서 거부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는 젊은 시절 공산당원이었고 그때문인지 경제 계획 개발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을 수도 있겠다. 박정희가 뼛속까지 진짜 반공주의자에 자유주의자여서 경제를 계획한다는 생각 자체를 혐오했더라면, 어쩌면 지금 우리는 남미와 비슷한 경제 환경에서 살고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난 사실 박정희는 작은 스탈린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둘은 비슷한 방법으로 어마어마한 경제 성장을 이뤄냈고, 또한 범죄행위를 통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독재자였다. 단지 둘의 여건이 많이 달랐던 탓에 그 스케일도 많이 차이났던 것 뿐이었다. 만일 박정희가 그 시대가 필요로 했던 그런 존재였다고 인정한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뤄낸 그의 선배 스탈린에 대해서도 똑같이 평가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가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구해낸 영웅이기 때문에 그를 존경한다면, 몇십배나 되는 많은 러시아 사람들을 오랜 지독한 가난에서 구해내고 그들을 노예로 삼으려던 나치 독일의 침략을 물리친 전쟁 영웅 스탈린도 존경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스탈린을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을 이해어린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것이다. 나는 아마 평생을 가도 스탈린을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여러가지 측면에 흥미를 느낄 수는 있을지언정.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박정희도 좋아할 수가 없다.

2009년 6월 2일 화요일

Starwars: the Knights of the Old Republic!


오오.. 이것은! 간만에 스타워즈 오덕들의 피를 팔!팔!팔! 끓어오르게 만드는 게임이 나왔구나...!
(아니, 정확히는 나올꺼라는..!)

개인적으로 'Tie Fighter'와 함께 최고의 스타워즈 게임으로 쳐주는 롤플레잉 게임의 명가 바이오웨어의 'The knight of the Old Republic 시리즈의 세번째 출시작의 예고편되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콘솔 및 PC 게임으로 나왔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_-

사실 나같이 매일 야근에 시달리는 무능 직장인은 온라인 게임 손대기 참 힘들건만. -_-
그래도 이 불후의 명작 시리즈의 최신판인데 돈 들여서 좀 해줘야 하나? -_-
어떻게 주말마다 몰아서 하면 좀 즐길 수 있으려나? 고민고민..-_-

아.. 여름밤은 깊어만 가고 시름은 늘어만 가는구나. -_-

2009년 5월 28일 목요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광고 하나




나름 눈팅하러 자주 들르는 듀나 게시판에서 내일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올리는 추모 광고 이미지다.
너무 맘에 들어서 나도 몇푼 안되지만 모금 계좌에 송금을 했다.
평범한 사진을 쓰는 것보다 이쪽이 몇배는 낫구나. 이 이미지를 만드신 분께 마음 속으로나마 박수를.

다음 링크에서 작성자분이 올리신 원본 파일과 사이즈별 바탕화면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회사에서 쓰는 데스크탑 바탕 화면도 이걸로 바꿨다. 노빠라는 게 그만 다 들통나는구나.

한동안은 계속 마음이 짠하겠다. 너무 일찍 먼저 가신 분께 명복을.

2009년 5월 24일 일요일

분향 다녀왔어요..

무거운 가슴을 안고 집에 돌아 왔네요. 아는 사람이 장난처럼 건네 줬던 청주 한팩이 집에 있길래 따서 마셨습니다. 알딸딸해요.

그전까지는 몰랐었는데.. 제가 그 사람을 많이 좋아했었더군요. 시청과 조계사 앞을 오가면서 몇번이나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이제 겨우 환갑을 막 지났을 따름인데.. 퇴임한지 고작 1년 3개월 남짓 지났을 따름인데.. 너무 빨리 가셨어요.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그 사람을 미워하도록 만들었던 걸까요. 무엇이 농사나 지으며 조용히 살고 싶다는 사람을, 퇴임하고 나서 '아~ 시원하다~'라고 외치며 해맑게 웃던 사람을, 주변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안될 지경까지 몰아부치게 만들었던걸까요.

저는 그들이 아니라서, 그들과 아무 것도 공유하는 것이 없어서, 그래서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네요.

돌이켜 보니 2002년의 그 승리는 정말 작은 승리였어요. 2004년 탄핵 때의 승리도 참 작은 승리였고요. 그때는 이걸로 우리가 이겼노라고 잠시나마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채로 여전히 건재하네요. 그리고 한번 자기를 상처입힌 자는 절대 잊거나 용서하는 법이 없네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지켜야할 무언가가 그들에겐 있는 걸까요? 하긴 조폭에게도 목숨 걸고 지켜야할 나와바리가 있죠.

분향갔다가 집에 들어오는 길에 살 물건이 있어서 조그마한 가게에 들렀었어요. 가게 주인 아주머니랑 계산을 하고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축 노무현 사망!'이라면서 다른 사람이랑 헤헤거리고 있더군요. 한번 꽥 소리를 질러주려다 참았습니다. 얼핏 봐도 가난하고 못 배운 듯한 사람이었어요. 무엇이 이 사람을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자기와 가장 가까웠을 사람에 대해 이렇게 느끼도록 만들었으까 생각하니 그냥 아득해졌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니지만 이번 일주일 동안은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려고 합니다. 그냥 그러는게 제 자신에 대한 예의인것 같네요.

명복을 빕니다. 저 세상에서는 다른 근심없이 편안히 쉬시길.

2009년 5월 20일 수요일

내조의 여왕이 끝나버리고 말았구나..T_T

몇주간 즐거웠건만 드디어 오늘로 굳바이구나. 항상 만남은 헤어짐을 준비한다고들 하다니.. 언제인가 분명 현실로 닥칠 일인줄은 알았건만 역시나 내 마음이 참으로 허하다. T_T

아쉬운 마음에 유투브와 다음에서 OST나 몇곡 수집..


그런데 다음 이 동영상에는 정작 내조의 여왕은 전혀 안나오는군. -_-;;

크흑.. 또 딸 염장. -_-;;



왜 이런 왕-부럽-크흑-실신 딸 염장이 세상에는 넘치고 또 넘치는 것인가.  나같은 불우-우울-독신-고고-화려-싱글-귀족들도 좀 배려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이 사람들아..! 으헉! -_-!

딸만 둘인 NHN의 변박사가 다시금 부러워지는구나. 변박사, 부러워. -_-

내사 걍 장가를 가버리던가 해야지 이거 원. -_-;;;;

2009년 5월 16일 토요일

딸을 키워야 하는 이유


위 링크에 있는 비디오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왜 우리 부모들이 아들보다 딸을 키워야 하는가를 말이다! (아, 물론 난 부모가 되려면 아직 좀 멀었긴 하다..-_-;;)

실험 자체가 아무래도 제작자 의도에 따라 심하게 편향되었을 가능성도 있고, 설사 전부 사실이라고 해도 모든 딸과 모든 아들이 거기에 딱 맞춰 태어나지는 않겠지만, 저런 경향 자체는 약하든 강하든 부정하기 힘들지 않나 싶다. 딸과 아들은.. 참 다르다. -_-+

이쯤에서 무덤덤과 무심, 이 둘을 한 몸에 적절히 구현해낸 아들들만 둘 키워내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님께 잠시 죄송스런 마음을 안 가질 수가 없구나... 그 언젠가 어머님이 내게 따스한 목소리로 하셨던 말씀, "네 녀석도 너랑 똑같은 놈 낳아서 한번 당해봐야 된다!"가 오늘도 가슴에 스치운다. -_-;;;


2009년 5월 4일 월요일

[책] 눈의 탄생


개인적으로 옛날 옛적 고생대에 관해서 '도대체 뭣땀시 이런 일이 생겼을꼬!'라며 신기하고 궁금하게 여긴 사건 두개가 있다.

1. 고생대의 문을 활짝 열어 제낀 캄브리아기의 대폭발
2. 고생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페름기의 대멸종

사실 둘 중 더 센세이셔널한 쪽은 페름기의 대멸종이겠다. 생물종의 90% 가까이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대사건인지라 공룡이 멸종한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큰 재앙이었다. 위키피디아를 확인해보니 개체수로 보면 99.5%가 갑작스레 죽어버린 참사였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지구상의 생물들이 멸종 바로 직전까지 몰렸던걸까?

캄브리아기의 대 폭발은 그전까지는 등장하지 않던 다양한 종류의 다양한 형태의 다세포 생물들이 대거 폭발하듯 등장한 사건이다. 5억년 전에 갑자기 뭔가 일이 생기면서 생명의 가지가 무척이나 풍요로워진 거라고 한다. 최소한 화석 기록 상으로는. 현재 존재하는 동물계의 34문이 모두 그때 갑자기 생겼고 그 이후로 새로운 문이 생기지 않았다고 어디에선가 읽었던 거 같다.  생명 진화의 긴 흐름 중에서 무언가 진정 드라마틱한 일이 생겼던 거다.

이 책은 웹 서핑 중 그만 '캄브리아기 폭발의 수수께끼를 풀다'란 부제에 낚여서 아무 생각없이 충동구매한 책이다. '드디어 뭔가가 풀린 건가!'라며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쇼핑 카트의 결제 버튼을 꽉 눌렀더랬다.

개인적으로 그 동안 전혀 몰랐던 걸 두개 알게 되었는데, 첫째는,

"알려진 최초의 눈을 가진 생물체는 고생대에 번성했던 삼엽충이다"

둘째는 캄브리아기 폭발이 다음 그림처럼 폭발 기간 동안 34개에 이른다는 다양한 생물문들이 급격히 진화해서 분화한 것이 아니라,


실은 다음과 같다는 거다.


이미 그전 십억년 이상의 선 캄브리아기에서 생물문의 분화가 오랜 기간에 걸쳐 다 이뤄진 상태였고, 대폭발은 단지 그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급작스럽게 분명한 형태를 가진 딱딱한 외형을 갖게 된 사건이라는 거다. 그렇다! 이게 합리적이다! 짧은 캄브리아기에만 무언가 신비스러운 일이 일어나 진화가 확 빨라져서 전혀 다른 내부 구조를 가진 여러 생물문들이 갑작스럽게 출현했다고 보는 건 무언가 많이 심오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이렇게 보면 대폭발에 대한 질문이 왜 갑자기 생명의 나무가 풍성해졌느냐가 아니라, 왜 그동안 각자 잘 살다가 갑자기 딱딱하고 특화된 외형을 갖추어야만 했는가가 된다.

삼엽충에서 최초의 눈이 출현한 일이 모든 것을 바꿔놓은 것이다. 모두가 눈 먼 세상에서 혼자 눈을 가졌다면 과연 그 녀석은 뭘 할 수 있겠나. 그야말로 아무거나 맘먹은 대로!가 된다. 먹이 구하기는 그저 주변에 널린 걸 주어담는 일이 될 것이요, 멀찍이 오는 포식자를 보고 피하는 것도 그냥 식은 죽 먹기다. 이런 눈뜬 녀석들이 생겨나게 되면 생물들은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된다. 눈뜬 탐욕스런 포식자에게서 살아 남기 위해 보다 강하고 견고한 갑옷이 필요해지고, 눈 뜨고 번개처럼 도망가는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서는 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강한 근육과 상대를 붙잡을 수 있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팔 다리가 있어야만 한다. 상대의 시각을 교란시킬 수 있는 교묘한 무기가 생기게 되고, 짝을 유인하기 위한 치장이 필요해진다. 그야말로 지금까지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다양한 무기와 갑옷과 도구들에 대한 압력과 수요, 극심한 군비경쟁이 생기게 된다. 그것도 급격히. 이 모든 복잡한 변화를 추동하는 힘이 바로 '눈의 탄생'에서 비롯된 것이고, 바로 그 시기가 캄브리아기라는 것이 이 책의 논지이다.

아아.. 이거 완전 그럴듯 하지 않은가!

읽으면서 이 아저씨의 논리가 참으로 명쾌하구나, 뭐 어떻게 봐도 반론의 여지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랬건만, 정작 위키피디아의 캄브리아 대폭발 항목을 보니 그냥 여러 가설 중의 하나일뿐 특별하게 취급되고 있지는 않더라는. 논리는 참 멋져 보였건만 뭔가 약점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눈이 처음 출현한게 실은 캄브리아기 한참 전이었다던가..뭐 그런 거..

여하튼, 이 책은 눈을 가진 생물이 처음 출현했을 때, 그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하는 걸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면 우리 인간도 그 특유의 지적 능력-_-으로 지구상의 생물계에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충격을 가하고 있는 건데 이게 나중에 어떤 식으로 기억되려나? '사피엔스기 대폭발'보다는 '사피엔스기 대멸종'이 될 확률이 커 보이기는 하다만.. 아직 그걸 판단하기는 몇백만년은 이른듯.

2009년 4월 6일 월요일

으악, 낭패;; (르귄의 서부해안연대기..)

살다가 보면 뜻하지 않게 낭패를 보는 날이 있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뭐에 확 홀린듯 말이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웁스...T_T

잠자려고 누웠다가 전에 사두었던 이 책을 펴들었던 것이 큰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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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www.sigongsa.com


11시 좀 넘어서 읽기 시작했던거 같은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2시반.

뭐에 홀린듯 300 페이지가 넘는 책 한권을 쉬지도 않고 술술술 끝까지 봐버리고 말았다. 몇시간 뒤면 출근해야한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린채...아니 실은 분명 알고는 있었지만 도저히 책을 덮고 잘 수가 없었다는. 이 것이 바로 뻔히 망할 껄 알면서도 가산을 몽땅 탕진하고야 마는 도박 가장의 심정인가. 이 책 도대체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 업무 퍼포먼스의 적! -_-

아.. 그래도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잠자는 것도 잊어버린채 몰두해본 것이 얼마만인가. 나도 한때는 이런 순간이 있었노라고 언젠가 태어날 내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해줄 수 있겠구나. 최소한 이 아빠는 책만 펴들면 잠들어 버리는 그런 인간은 아니었노라고. -_-

어쨌거나... 당장 이미 사놓은 2권 말고 빨랑 3권도 주문해줘야 겠도다. 이번주는 퇴근길이 아주 즐겁겠어. 후후훗. -_-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스파이더맨 2 최고의 장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물인 '스파이더맨 2'.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고르라면 역시 이 병원에서의 학살씬이다.

아아..그냥 눈을 못 떼게 압도적이란 말씀이야. 이렇게 잘만들었었는데 정작 다음편 3는 그냥 그랬으니... 기대가 너무 컸었나..

마운틴 뷰

마운틴 뷰.

출장 갈 때마다 묵는 곳이라 참으로 익숙한 동네다. 주말마다 별다른 할 일이 없으면 카메라를 하나 메고 산책하며 돌아다니고는 했다. 거리가 참 깔끔하고 정갈하다.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날씨랑 결합하면 산책하기 이렇게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은 그런 분위기가 연출된다. 처음 왔을 때는 서울과는 비교도 안되게 좋아 보이는 동네라 여기서 아예 눌러 살았으면 했었다.

돌아다니다 보면 근처에 예쁘고 아담한 공원도 있고,

명색이 시청인데 이렇게 건물이 분위기가 있다.


시청 바로 옆 건물은 이런 문화 시설이 있다.


가로등마다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도시답게 이런 모습도 볼 수 있고,


멀찍이서 본 거리의 정경.


마운틴 뷰는 이런 곳이다.

2009년 3월 12일 목요일

時には昔の話を


비도 오고, 왠지 울적해지는 밤이다..

이 곡은 언제 들어도 좋구나.

2009년 1월 15일 목요일

White & Nerdy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크리스군이 소개해준 패러디 뮤직 비디오!

일단 원본을 보자.
























멋진 랩 뮤직이다. 그리고 Weird Al Yankovic이 패러디한 'White & Nerdy'를 보라! (안타깝게도 이 비디오는 여기 Embed가 안된다는..)


하하핫;; 이거 영어가 많이 안되는지라 구체적으로 뭐라 떠드는지 하나도 제대로 못알아먹겠지만, 그저 눈에 보이는 장면 하나하나만으로 데굴데굴 구를 수 밖에 없구나. 이 사람, 진정 nerd가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아는게 틀림없다는. 센스 왕 만점! T_T=b

특히나 전설적인 스타워즈 비디오, 조지 루카스가 영원히 땅에 파묻어 버리고 싶어한다는 괴작 스타워즈, 'Holiday Special Edition'을 뒷골목에서 몰래 거래하는 장면에서 정말 빵 터져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여기에 대해서는 김정대님의 소개 기사가 잘 설명해 주고 있지만, nkino 사이트가 망한 관계로 여러 소개 블로그들 여기여기를 참고)

그런데 흑인 nerd들은 없는 것인가. 그래도 아시안 nerd라고 하면 뭔가 아련히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흑인쪽은 잘 연상이 안된다는 생각이 슬쩍 들기 시작. 궁금한 나머지 구글서 'black nerd'로 검색해봤더니 무려 오바마 당선자께서 등장하시는 쾌거가;;;

어쨌거나, 말 나온 김에 이 아저씨가 만든 스타워즈 패러디 뮤직 비디오도 하나 더 소개. 목소리가 무척이나 감미로우시다. 황제 폐하의 직접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제다이 파다완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도다!


2009년 1월 11일 일요일

목적이 이끄는 삶..

최근에 읽은 커트 보네거트 선생의 "저 위의 누군가가 날 좋아하나봐"(The Sirens of Titan)의 한구절..

... 그는 모든 트라팔마도리안들이 그렇듯 기계였다. ... 옛날 옛적, 트라팔마도르에는 기계와는 전혀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신뢰할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효율적이지도 못했고 예측이 불가능했다. 그들은 수명이 길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 불쌍한 생명체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목적이 있어야 하며, 어떤 목적은 다른 것들에 비해 고귀하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이 생명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려 시도하는데 사용했다. 그들이 자신들의 목적인 것 같아 보이는 것을 찾아낼 때마다, 그 목적은 하등의 가치가 없는 것이어서, 이 생명체들은 경멸과 부끄러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래서, 이 생명체들은 그런 가치없는 목적을 위해 살기보다는 그런 목적을 위해 일할 기계를 만들어내곤 했다. 이렇게 해서 이 생명체들은 더 고귀한 목적을 위해 살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그들이 좀 더 고귀한 목적을 찾아낼 때마다, 그 목적은 아직도 충분히 고귀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좀 더 고귀한 목적을 위해 일할 기계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기계들이 모든 일을 너무나 전문적으로 해냈기 때문에, 마침내 기계들에게는 이 생명체들의 가장 고귀한 목적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 주어졌다.

기계들은 정말 솔직하게, 이 생명체들에게는 어떤 목적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결론을 보고했다.

이 생명체들은 그때부터 서로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목적이 없는 존재를 그 무엇보다도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사냥하는 일조차 잘 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 일 역시 기계들에게 맡겨 버렸다. 그리고 기계들은 '트라팔마도르'라고 말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 동안에 그들의 임무를 완수했다.

과연, 보네거트 선생다운 유머. -_-=b 이 할아버지(이미 돌아가셨지만)의 통찰력과 유머 센스는 정말 발군이라니깐. 읽으면서 웃다가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아, 좀 더 오래 사셨더라면 좋았을텐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는.

2009년 1월 8일 목요일

집념과 끈질김의 승리란 바로 이런 것!



출처는 경향 신문.

과연 고개가 절로 끄떡여 지는 멋진 만평이라 아니할 수 없구나. 역시나 큰일-_-을 하는 사람은 어떤 역경이 있어도 결코 쉽사리 포기하는 법이 없고, 남들 전부 다 반대한다고 절대 의기소침해지지도 않는구나. 이런 걸 잘 좀 배워 놓았으면 나도 지금보다 훨 더 출세했으려나. -_-